스페셜 테마

에너지 공공기관,
수소경제 어떻게 정립할까?

글_ 최종근 교수(서울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지난 2월, 정부는 ‘제3회 에너지공공기관 수소경제협의회’를 개최하고 청정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공공기관별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논의했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이 강조되는 요즘, 원유와 천연가스로 대표되는 전통자원을 개발하고 비축하는 에너지공공기관이 나아갈 방향을 생각해보자.

에너지믹스가 중요한 이유

우리는 일상생활과 산업에 필요한 에너지를 다양한 소스에서 얻고 있다. 각 국가의 에너지원 수급과 경제성 그리고 국가정책과 전략이 종합적으로 고려돼 그 비율이 정해지며 이를 ‘에너지믹스(energy mix)’라 한다. 가장 최근에 세계 최대 글로벌 에너지 기업 BP(British Petroleum)가 발표한 에너지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에너지믹스 비율은 원유 43%, 천연가스 18%, 석탄 24%, 원자력 11%, 그외 4%이다. 중화학 분야와 수출중심 산업구성으로 석유류가 국내에서 필요한 에너지의 61%(세계 평균 55%)를 공급한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서 에너지는 반드시 공급돼야 하므로 에너지믹스는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구성되고 운영돼야 한다. 또한 에너지믹스는 매우 대규모이고 연관 산업이 많아 국가경제와도 직결돼 있어 우리의 현실과도 맞아야 한다.

수소의 공급과 활용

수소(H2)는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원소로 대부분 다른 원소와 결합한 화합물로 존재한다. 따라서 우리가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수소를 분리해야 한다. 현재 메탄가스에서 수소를 분리하는 수증기 메탄 추출법이 상업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며 함께 생산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격리시키면 블루수소가 된다. 그리고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얻은 전기를 사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리(수전해)하면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그린수소가 된다.
수소경제의 실현을 위해서는 그린수소의 상업적 분리와 더불어 공급을 위한 수송과 저장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 수소를 액화시키기 위해 극저온(영하 240℃)이 필요하고, 그 온도에서의 관리도 어렵다. 따라서 액화와 관리가 용이하고 우리에게 익숙한 암모니아(NH3) 화합물로 수송하고 저장하며 필요에 따라 수소를 분리해 활용하고자 한다. 암모니아는 탄소를 포함하지 않아 수소를 분리해도 온실가스가 배출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수소경제의 실현을 위해서는
그린수소의 상업적 분리와 더불어 공급을 위한
수송과 저장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
수소경제를 위한 협업이 필요한 때

수소가 우리의 먹거리가 되는 수소경제를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협업이 필요하다. 지난 2월에 개최된 수소경제협의회에 정부는 물론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 그리고 발전사들이 참여한 이유도 각 에너지공기업의 기술력과 사업경험을 활용해 청정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무엇보다도 정부는 에너지 해외의존도가 98% 수준에 있는 현실을 고려해 장기적 정책과 전략에 따라 에너지믹스를 설정하고 수소경제를 위한 제도와 규정을 정비하고 재원을 지원해야 한다.

아울러 수소경제를 위해서는 그린수소의 입장에서 아직 초보수준에 있는 수소의 분리와 저장을 위한 핵심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확보해야 한다. 수소의 대량생산을 위한 기술적 어려움이 있고 이차에너지인 수소를 얻기 위해 많은 일차에너지를 사용하는 한계가 있다. 결론적으로 핵심기술이 없는 수소경제 인프라는 영화 상영은 없지만 보기에는 멋진 영화관 빌딩이 될 것이다. 또한 61%를 차지하는 석유에 대한 공급의 안전성과 지속성이 없다면 국제적 공급위기에 매우 취약한 불안정한 사회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상과 현실의 격차를 줄여가며 수소경제를 달성해야 한다.

석유에 대한 공급의 안전성과 지속성이 없다면
국제적 공급위기에 매우 취약한 불안정한 사회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상과 현실의 격차를 줄여가며
수소경제를 달성해야 한다
우리가 나아갈 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6억톤, 전 세계적으로는 370억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됐다. 이산화탄소의 배출은 화석연료가 주범이 아니라 우리가 너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이며, 현재 에너지믹스에서 화석연료가 85%를 차지하고 있다. 진정한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특정 에너지원의 탄소중립이나 사용중지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에너지믹스의 탄소중립이 필요하다. 석유산업은 E&P(상류부문)이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의 3~5%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E&P 공기업과 민간기업은 사업의 운영에 따른 탄소중립을 먼저 실현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E&P 관련 기술력과 사업경험을 바탕으로 수소 자체나 에너지 캐리어인 암모니아의 수송과 저장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