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ve the Earth : 석유사랑 한국석유공사 웹진 : KNOC Webzine

Save the Earth

같은 듯 다르다
플라스틱 속 숫자의 숨은 비밀

투명 생수병과 배달 음식 용기는 모두 같은 플라스틱 수거함에 분리배출하면 될까? 답은 아니다. ‘플라스틱’이라는 한 단어로 불리지만, 다양한 모양만큼이나 소재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분리배출 전, 우리가 플라스틱 제품 겉면에 새겨진 마크 속 숫자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환경을 위해서는 일회용품과 완벽히 헤어지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고 재생이 가능하도록 올바르게 분리배출하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차선책일 수 있다. 특히 잘 버리기 위해서는 종류가 다양해 자주 헷갈리는 플라스틱 재질과 버리는 방법을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제품 겉면에 새겨진 마크 속 숫자를 꼼꼼히 확인하면 된다. 마크 속 숫자가 해당 제품이 어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는지 알려주기 때문이다. 현재 국제표준 마크로는 원료에 따라 숫자 1~7이 쓰이며, 우리나라는 한글을 함께 적는 별도의 분리배출 마크를 표기, 사용 중이다.

국제 및 국내 분리배출 표기 마크

그렇다면 어떤 제품에, 어떤 마크가 쓰일까? 국제표준 마크를 기준으로 각 마크가 붙는 주요 제품과 특징, 분리배출 시 유의할 점 등을 알아보자.

1번 PETE

‘1번 PETE’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 Terephthalate)’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PET로 불리거나 표기하기도 한다. 투명하고 가벼운 데다 유리병보다 강도도 좋아 생수병이나 음료수병 등에 많이 쓰이며, 용기나 섬유로 재탄생할 수 있을 정도로 재활용 가치가 높은 것이 장점이다. 다만, 한번 사용한 PETE 플라스틱은 열과 세균에 취약하기 때문에 재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PETE 제품 분리배출 시 주의할 점은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생수와 음료 투명 페트병의 경우 전용 수거함에 분리배출해야 한다. 분리배출 시에는 페트병 속 이물질을 깨끗하게 비우고 세척을 한 뒤 라벨을 제거하고, 찌그러뜨린 후 뚜껑을 닫아서 배출하면 된다. 둘째, 유색이 조금이라도 섞인 경우에는 어떤 화학물이 들어있는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재활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헷갈린다면 우선 일반 플라스틱으로 배출하는 것이 맞다.

2번 HDPE

누가 봐도 단단해 보이는 생수병 뚜껑, 세제, 샴푸통 등에서는 주로 ‘2번 HDPE’ 마크를 볼 수 있다. 이 마크를 가진 제품들은 ‘고밀도 폴리에틸렌(High Density Poly Ethylene)’ 소재의 플라스틱으로 밀도가 높고 단단해 외부 충격에 잘 견디는 것이 특징이다. 또 열에 강하고 내구성이 높으며, 인체에 유해한 화학성분이 배출되지 않아 전자레인지 용기 또는 아이들의 장난감이나 젖병 등에도 많이 쓰인다. HDPE 플라스틱 역시 재활용 가치가 높은 플라스틱으로 부착상표와 같이 다른 재질의 스티커 등은 제거하고 분리배출하면 된다.

3번 PVC

신용카드, 휴대폰 케이스, 우비, 가방, 인조가죽 신발 등 주로 부드러운 제품에서 볼 수는 ‘3번 PVC’는 ‘폴리염화비닐(Polyvinyl Chloride)’ 소재의 플라스틱을 말한다. 유연하고 잘 마모되지 않으며, 열로 쉽게 모양을 변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쉽게도 현재 이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제조 과정부터 중금속이 사용되는 데다 대부분 다른 소재와 혼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열을 가하면 독성 가스와 환경호르몬 등 유해 물질도 발생한다. 따라서 ‘3번 PVC’ 마크가 표기된 제품은 반드시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4번 LDPE

‘2번 HDPE’ 보다 밀도가 낮은 ‘저밀도 폴리에틸렌(Low Density Polyethylene)’ 소재의 플라스틱에는 ‘4번 LDPE’ 마크가 붙는다. 투명한 데다 가공이 쉽고 비교적 독성 물질이 적어 비닐봉지나 비닐장갑, 포장지 등에 많이 쓰여 일상생활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다만, 이 플라스틱은 세척 등의 문제로 재활용이 쉽지 않다. 따라서 깨끗하고 세척이 가능하다면 분리배출, 그렇지 않다면 일반 쓰레기로 처리하는 것이 좋다.

5번 PP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소재의 플라스틱 분리배출 마크인 ‘5번 PP’는 배달 음식 용기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다. 가볍고 내구성이 강하며, 내열온도가 매우 높아 고온에서도 모양의 변형이 일어나지 않고 환경호르몬도 적어 밀폐용기, 주방용품에 딱이다. 또 안전성이 높아 보건용 마스크 등 의료 장비에도 활용된다. ‘5번 PP’는 재활용 가치가 높은 플라스틱인 만큼 제대로 분리배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빨간 양념 자국이 있다면 햇볕에 말려 제거한 다음 배출해야 하며, 음식이 쏟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비닐 패킹을 깨끗이 잘라내는 것도 잊지 말자.

6번 PS

‘6번 PS’ 마크를 가진 플라스틱은 성형이 쉽고 가벼운 ‘폴리스티렌(Polystyrene)’으로 만들어졌다. 주로 플라스틱 수저나 스티로폼, 요구르트병, 바다 부표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제품들은 열에 약하고 녹는 과정에서 환경호르몬이 배출되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또 잘게 부서지는 특성이 있어 미세 플라스틱의 주요 발생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6번 PS’ 제품을 분리배출할 때는 깨끗하게 세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주변에 부착된 상표 및 박스테이프도 꼭 제거한 뒤 배출해야 한다.

PS 제품을 분리배출 할 때는 깨끗하게
세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주변에 부착된
상표 및 박스테이프도 꼭 제거한 뒤 배출해야 한다

7번 OTHER

‘7번 OTHER’ 마크가 있다면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이 혼합돼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의미다. 대표적으로 즉석밥 용기나 치약 용기, 안경, 렌즈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제품들은 여러 소재가 섞인 만큼 안전성 여부나 재활용 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즉석밥 용기는 플라스틱으로 분리배출이 가능하지만, 치약용기는 세척할 수 없기 때문에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따라서 ‘7번 OTHER’ 마크가 있는 제품은 배출 전 상품 설명서를 참고하거나 분리배출 재활용 가이드라인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분리배출 재활용 가이드라인은 환경부 홈페이지(me.go.kr > 알림·홍보 > 그림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