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테마 : 석유사랑 한국석유공사 웹진 : KNOC Webzine

스페셜 테마

에너지 공기업,
해외자원개발을 하는 이유

글_ 최종근 교수(서울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석유나 광물 자원의 중요성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그 공급을 위한 방법에는 다양한 이견이 있다. 국제시장에서 상품으로 구매하는 것은 쉽고 효율적이지만, 국제분쟁이나 수출통제로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돈이 있어도 사지 못할 수 있다. 국내 매장량이 거의 없는 현실에서 해외에서 이들 자원을 개발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 또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생각해보자.

해외자원개발의 유익

해외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석유와 광물 자원을 성공적으로 개발하면 매우 다양한 직접 효과와 선순환의 파급효과가 있다. 우선 해당 사업을 통해 수익이 생기고 일자리도 창출된다. 또 사업을 운영해 실무에 근거한 기술을 획득하므로 향후 유사한 프로젝트의 계약과 운영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해당 회사의 매출과 가치도 상승한다. ‘트랙 레코드(실제 해당 작업을 회사가 해본 실적)’는 국내 회사의 해외 진출에 큰 방해 요소였다.
하지만 우리가 해외에서 자원을 직접 개발하면 국내 기업에 트랙 레코드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되고, 이미 그러한 사례도 다수 있다. 생산설비의 제작과 설치를 위해 자본과 시술이 함께 투자되므로 연관된 산업이 활성화하고 발전하게 된다.
세계 각 지역의 사업에 참여한 지분만큼 자원을 확보한 것이 되므로 해외 비축 효과가 있고, 유사시에는 국내에 도입할 수 있어 공급망의 다각화와 더불어 에너지 안보가 강화하는 이점도 얻을 수 있다. 또 수요가 증가하고 가격이 오르면 국내 공급망도 불안정해지지만 이미 확보한 자원을 이용해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국가 경제를 안정시키며 자원의 순수입량을 줄여 국제수지를 개선한다.

해외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석유와
광물 자원을 성공적으로 개발하면
매우 다양한 직접 효과와 선순환의 파급효과가 있다

해외자원개발 현황

과거에는 많은 국내 공기업과 민간기업들이 고유가와 전 세계적인 자원 확보 경쟁으로 해외자원개발을 시도했다. 특히 석유와 6대 전략 광물(유연탄, 우라늄, 동, 아연, 니켈, 철광석)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위에서 언급한 많은 이점을 얻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자원을 성공적으로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해외에서 석유 개발사업을 하는 회사는 2개의 에너지 공기업과 4개의 민간기업 정도로 축소됐다.
요즘에는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에 필요한 광물에 대한 투자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 광물은 꼭 필요한 대체재가 없는 반면, 수요는 증가하고 있어 공급 위험성이 높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이들 광물을 6대 핵심 광물(리튬, 니켈, 코발트, 흑연, 희토류, 백금족)로 분류하고 공급망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성공적인 해외자원개발에 필요한 3요소

성공적인 해외자원개발을 위한 핵심 3요소는 자본과 기술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사업 파트너이다. 초기에 자본이 많이 투자되고 불확실성이 있으며, 실패할 경우 잔존가치가 낮은 자원개발의 특징을 고려할 때 적정 규모 이상의 자본이 필요하다. 이것이 정부의 지원 없이 민간기업이 자원개발을 하기 어려운 이유다. 기술은 불확실성을 줄이며,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핵심 요소이다. 과거 자원개발사업이 실패한 원인 중의 하나도 국내 기술의 부재이다. 따라서 관련 분야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잘 발달해 있는 기술 서비스 회사를 활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위험을 분산하고 또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해외 E&P 기업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며 실무 경험을 쌓아가는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제까지는 유가가 높거나 정부의 정책에 따라 일시적이고 단기적으로 해외자원개발을 시도했다. 그 결과 자원개발은 말도 많고 탈도 많다는 평가와 함께 값비싼 실패를 경험했다. 따라서 이제는 언급한 세 요소를 잘 조합해 이윤을 창출하면서 국가 에너지 안보에도 기여하는 해외자원개발을 더 늦기 전에 다시 시작하고 계속할 때이다. 현재 민간기업의 자원개발 인프라는 붕괴해 에너지 공기업이 대안이다.

성공적인 해외자원개발을 위한 핵심 3요소는
자본과 기술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사업 파트너이다

우리가 나아갈 길

흔히 미련한 사람을 비유하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어찌 보면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사람은 실수를 바탕으로 올바른 대책을 세울 줄 아는 지혜로운 사람이다. 진짜 미련한 사람은 외양간은 고치지 않은 채, 소 값이 오를 것이라는 소문만 듣고 다시 소를 사는 사람일 것이다.
우리의 일상생활과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며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한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고유가가 우리의 경제를 위협하거나 국가정책이 바뀔 때마다 판에 박힌 듯한 문제점에 대한 비판과 대책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석유와 핵심 광물 자원을 개발해야 한다. 이것만이 급변하는 에너지 시장과 자원 빈국에 불리한 불확실성을 이기는 방법이며 반복되는 실수를 줄이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