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에너지 협력 60주년을 맞이한 우리나라와 쿠웨이트. 그리고 쿠웨이트의 국영석유사인 KPC와 공사와의 인연은 2006년 국제공동비축 계약으로 시작된 바 있다. 이렇게 오랜 인연을 맺은 두 나라의 국영석유사가 만나 또 한 번 뜻깊은 행사를 가졌다. 4월 21일 서울 삼청각에서, 공사와 쿠웨이트 국영석유사인 KPC 간 국제공동비축 원유 200만 배럴의 입고를 축하하는 기념행사를 진행한 것이다. 이번에 입고되는 쿠웨이트산 원유는 작년 10월 말 체결한 양사 간의 국제공동비축 계약에 따른 것으로, 총 400만 배럴 중 200만 배럴을 실은 선박이 4월 22일 울산항에 도착했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본다.
※ 국제공동비축 사업 : 공사가 보유한 비축시설 가운데 유휴시설을 해외 국영석유사 등에 임대해 원유 등을 저장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 평상시에는 저장시설 임대를 통해 외화 수익을 얻고 국가 위기 발생 시에는 해당 원유를 우선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함으로써 공급망 위기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원유 비축 비용을 산유국과 분담함으로써 공공재정 효율성도 제고할 수 있다.

‘K-Friendship’, Korea와 Kuwait의 에너지 협력관계 의미
작년 10월 31일, 쿠웨이트 현지 KPC 본사에서 진행된 공사와의 국제공동비축 계약 서명식에서 김동섭 사장은 양국 간의 ‘K-Friendship’에 대해 강조했다. 지난 2023년 초 KPC가 국제공동비축사업에 대한 의향을 표명한 이후, 양사 CEO 면담과 지속적인 실무 협의가 진행됐으며 작년 6월 공동비축 추진 MOU 이후 서명식을 갖게 된 것. 이를 통해 공사는 울산 비축기지 내 400만 배럴의 중동산 원유를 선제적으로 유치하게 됐다.


이 400만 배럴 중 200만 배럴을 실은 선박이 도착하기 하루 전 서울에서 원유의 첫 입고를 축하하는 양사 간의 기념행사가 개최됐다. 이날에는 김동섭 사장과 셰이크 나와프 사우드 알 사바 KPC CEO를 비롯한 양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으며, 양사는 이번 계약이 단순한 비축유의 저장 계약을 넘어 양국의 에너지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국제공동비축 사업의 기대 효과
자국 원유의 활용도 및 가치 증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공급 거점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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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시 50% 이상 재고 유지로 위기 대응 능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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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국가 사례(일본 등 무상)와 달리 저장료 수취
쿠웨이트, 한국이 ‘최초’로 원유 수입한 국가
쿠웨이트는 1964년 한국이 최초로 원유를 수입한 국가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1964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로 정부 주도로 구입한 원유가 쿠웨이트산 원유 33만 배럴이었으며, 이 원유는 우리나라 정부와 Gulf Oil(미국)이 50:50 지분 공동투자로 설립한 대한석유공사 울산 공장에 투입됐다. 공사와 KPC의 인연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당시 울산비축기지 200만 배럴(탱크 3기)을 3개월간 활용하는 단기 계약을 체결한 경험이 있다.
중동 주요 3개국 원유 유치 성공, 안정적 공급 기반 마련
이번 400만 배럴의 입고를 통해, 공사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중동 주요 3개국의 원유 총 1,330만 배럴을 국제공동비축 형태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23년 기준 국내 일일 원유 수입량이 약 280만 배럴인 점을 감안하면, 중동산 국제공동비축 원유만으로 4.8일 가량을 버틸 수 있다. 결국 중동 산유국들과의 국제공동비축 계약 체결은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수급 리스크를 분산하고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정책적으로 큰 성과를 갖는다. 지난해 기준 중동 3국으로부터 들여온 원유량을 모두 합하면 국내 총 원유 도입량의 50%를 넘는다.
중동발 원유 수급 불안에 대비하고 위기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사는 그동안 핵심 중동 3개 산유국의 공동비축 유치에 전력을 다해왔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를 위해 중동 산유국과 신뢰의 관계를 유지하고, 다양한 협력관계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