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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를 생각하다

알고 보면 더 흥미로운 석유 이야기 ①

석유의 탄생과 생산 과정

글. 이종림(과학 전문 작가)


Q. 석유를 인공적으로 만들 수는 없나요?

A. 석유는 우리 일상에 꼭 필요한 휘발유, 경유와 같은 연료를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그리고 타이어, 냉장고, 구명 조끼, 마취제 등 수천 가지 품목의 가공에도 쓰이죠. 이러한 석유를 인간이 직접 만들 수 있을까요? 대체 연료가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실험실의 연구일 뿐입니다. 일상의 자원으로 사용하기 위한 대량 생산은 불가능합니다. 석유는 매우 오랜 시간 지구 속 열과 압력에 의해 자연이 만들어낸 산물이기 때문이죠. 현재 지구에 남아 있는 석유가 다 떨어진다면, 새로운 퇴적물이 형성될 때까지 수백만 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석유의 생성 원리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수백만 년간 열과 압력에 의해 만들어진 석유

석유는 지구상에서 플랑크톤이 등장하기 시작한 6억 년 전에서 백만 년 전 사이의 지질시대에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지구상의 식물, 조류 및 플랑크톤 얕은 바다에 살았습니다. 이 유기체는 수명이 다 되면 해저로 가라앉았죠.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위로 쌓여가는 수백만 톤의 퇴적물과 혼합돼 매몰됐습니다. 이윽고 고대 바다는 말라버렸고, 퇴적 분지라고 불리는 건조한 분지가 남았습니다.
분지 바닥 깊숙한 곳에서 유기 물질은 매우 높은 온도로 지구의 맨틀 사이에 압축됐습니다. 산소가 거의 없는 이러한 조건에서 유기물은 케로겐이라는 왁스 같은 물질로 변하기 시작했는데요. 죽은 유기물의 액화 형태가 석유 또는 원유가 된 것입니다. 더 오랜 시간이 지나는 동안 케로겐은 퇴화 과정을 거쳐 수소와 탄소로 구성된 탄화수소를 생성했습니다. 다양한 열과 압력의 조합에 의해 석유, 토탄, 천연 가스 등이 만들어지는데요. 너무 차가우면 케로겐 형태로 갇히게 되지만, 너무 뜨거우면 천연 가스로 바뀝니다. 적절한 온도와 압력 하에서 석유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석유의 보고인 중동지역의 석유는 대부분 공룡의 활동 무대가 되었던 중생대 쥐라기와 백악기의 지층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영국 영해와 노르웨이 영해에 걸친 북해의 대유전은 고생대 지층에서도 석유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유전은 1000만 년에서 2억 7천만 년 사이의 지층에서 발견되며, 하부 표면 온도가 225~350도 사이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바위에서 나오는 기름’을 사용하던 고대인

이렇게 생성된 석유는 지구 표면에서 수백 미터 아래에 있는 저수지에 모입니다. 석유가 고여 있는 유정은 매우 깊을 수 있습니다. 지구는 고체의 녹은 암석층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석유는 이 암석에 존재하는데요. 사암이나 석회암 같은 특정 종류의 암석에는 공극이라는 공기 구멍이 있습니다. 이 구멍은 기름이나 물과 같은 유체의 저장 및 이동 장소 역할을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고 연결돼 있죠. 석유는 지표에 도달할 때까지 위쪽으로 이동하거나 이러한 불침투성 암석층에 갇히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석유(petroleum)라는 단어의 어원을 살펴보면, ‘바위 기름’을 뜻하는 말에서 유래됐습니다. 암석을 뜻하는 그리스어 ‘petra’와 기름을 뜻하는 라틴어 ‘oleum’이 합쳐져 ‘돌에서 나는 기름’이 된 것이죠. 단단한 지면 속 암석을 뚫고 나오는 기름이라는 뜻에서 붙은 이름입니다. 실제로 사람들은 땅 속 암석에서 석유를 발견했습니다. 샘물처럼 조금씩 스며 나오는 석유를 불을 만들거나 누수를 방지하거나 접착하는 데에 사용했습니다. 의약품으로 몸에 바르기도 했죠. 4300년 전 수메르인들이 배를 만드는 데 역청을 사용했으며, 4000년 전 바빌론의 성벽과 탑 건설에도 아스팔트가 사용됐다고 합니다. 중국에서도 기원 후 347년까지 대나무로 뚫은 우물에서 석유를 생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Q. 석유는 어떻게 채취되어 소비자에게 오는 건가요?

A. 현대 생활에는 석유가 필수품이지만, 우리가 석유를 제대로 개발해 사용한지는 200년도 채 안됐습니다. 석유는 땅 속에서 원유와 천연 가스라는 유기 액체의 복잡한 혼합물로 존재하는데요. 가공되지 않은 상태의 원유는 거의 쓸모가 없습니다. 연료, 윤활유, 왁스, 아스팔트, 석유화학 제품 등으로 생성될 때 비로소 그 가치가 생겨납니다. 우리가 석유를 사용하기까지 석유는 어떻게 생산되고 가공되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탐사, 시추, 운반 과정을 거치는 석유

석유 개발은 간단히 설명하면, 크게 세 단계로 나뉩니다. 상류 단계(업스트림)부터 하류 단계(다운스트림)으로 나뉘는데요. 먼저 석유 개발 기업이 땅속에서 석유를 찾아 생산합니다. 석유의 원유가 고여 있는 유정을 가라앉혀 지상, 육지 또는 바다 밑에서 추출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 송유관이나 선박을 통해 정유 공장으로 운반해 정제된 제품으로 가공합니다.

[석유의 생산 과정]



먼저 첫 번째 단계에서는 땅속에 석유가 어디 매장돼 있는지를 찾는 탐사를 시작합니다. 지층이 숨어있는 지하 지질구조의 석유 부분의 가능성을 예측하는 과정이죠. 석유와 가스를 생성할 수 있는 유기물을 함유한 근원암, 석유나 천연 가스를 보유할 수 있는 공극과 투수성이 있는 암석인 저류암, 포획된 석유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불투성의 덮개암을 찾아야 합니다. 이러한 여러 조건들이 동시에 갖춰질 경우 ‘유전’이라고 부르는 것이죠. 참고로 지구상에 유전의 분포는 한정돼 있습니다.
유전을 발견했다면, 다음에는 땅 속 깊이 구멍을 파는 시추 과정을 거칩니다. 석유를 시추하기 위한 파쇄 방식 중에는 무거운 추를 반복적으로 떨어트려서 땅을 파는 방식이 있고 드릴이나 수압으로 뚫는 방법 등이 있었는데요. 추를 떨어트리는 방법의 기원은 바로 중국입니다. 석유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물과 소금을 얻기 위해서였죠. 기원전 4세기~서기 1세기에 이미 300m 이상을 파들어 갔었다고 합니다.
18세기에 프랑스에서 시추 방법이 시도되면서 석유의 생산 과정도 조금씩 발전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185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실용적인 유정을 뚫는 방법을 고안한 에드윈 드레이크에 의해 현대식 파쇄 방식이 도입됐습니다. 드레이크의 시추 방식을 통해 석유가 새로운 산업으로 도약했으며 엄청난 부를 이루는 사업이 됐습니다.
시추된 원유는 땅 속이나 해저에 건설된 송유관을 통해 제조 시설로 이동합니다. 송유관은 일정한 거리마다 압력을 가해서 원유가 이동되도록 펌프를 계속 가동시킵니다. 이러한 펌프 역시 전기 모터나 디젤 엔진 또는 가스 터빈으로 작동합니다. 최근에는 송유관을 타고 이동하는 원유의 흐름, 압력 및 속도 등이 컴퓨터 시스템에 의해 제어되고 있습니다.



증류에 따라 휘발유, 등유, 경유 등으로 분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원유를 정제하고 여러 형태로 제품화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최종 단계에 다다릅니다. 원유는 송유관을 타고 정유 공장으로 옮겨져서 물리적 및 화학적 변화를 통해 휘발유, 디젤, 윤활유, 연료유 및 역청과 같은 일상 제품으로 변환됩니다.
혼합물 상태인 원유에 열을 가하고 증류에 의해 분류한 뒤 약품 세정, 재증류, 수소화, 열분해, 촉매에 의한 개질 등의 조작으로 정제하는 과정을 거치는데요. 불순물을 제거한 뒤, 증류에 의해 각 증류분을 나누고 그들을 각각의 목적에 따라 수소화, 열분해, 촉매에 의한 개질 등의 화학적 처리를 합니다. 분별 증류는 서로 다른 끓는점에 따라 원유가 휘발유, 등유, 경유 등으로 분리되는 과정입니다. 증류 단계와 2차 가공을 통해 플라스틱에서 의약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제품 준비에 사용되는 많은 중요한 화학 물질로 전환됩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다양한 석유를 구매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원유의 분별 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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