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산소, 물, 음식이 필수이며, 사람이 생활하고 사회를 움직이는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처럼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가 필요한데, 이는 온실가스 배출과 환경 문제와도 연관되어 있다.
지구온난화를 완화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사회를 위한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가운데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 갈 청정에너지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원은 산업의 발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초기에는 가장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목재를 사용했다. 이후 목재보다 에너지가 좀 더 응축된 석탄을 사용하면서 산업혁명이 일어났으며, 그 후 원유로 대표되는 석유를 사용하면서 현대 문명을 이루었다.
하지만 과도한 에너지원 사용과 환경 변화에 무심한 사이 지구는 스스로 회복하는 자정능력을 잃었으며, 그 결과 우리는 감당하기 어려운 이상기후와 생태계의 변화를 맞닥뜨리게 되었다.
최근 석탄·석유와 동일한 석유류이지만, 사용의 편의성은 물론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는 천연가스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천연가스는 에너지 전환 시기에 기존 에너지와 친환경 에너지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목재에서 석탄, 석탄에서 석유와 같은 에너지원 사용 역사의 흐름을 보면 탄소와 수소의 비가 점차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석탄류는 탄소와 수소의 비율이 1 이상이며 원유의 경우 0.5, 메탄가스(CH₄)는 0.25 이다. 이들 경향을 바탕으로 새로운 에너지는 그 비율이 제로인 ‘수소’ 자체가 될 수 있다. 수소가 미래사회의 에너지원과 먹거리가 되기 위해서는 경제적 생산이 가능해야 한다. 즉 수소의 경제적 대량생산이 수소경제 시대의 핵심인 셈이다.

수소(H₂)는 우주의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소로 전체의 약 73%를 차지할 정도로 많지만, 다른 원소와 결합한 화합물로 존재한다. 따라서 우리가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수소만 분리하여 회수해야 한다. 수소는 다양한 방법으로 분리되며 화합물에서 직접 수소를 분리한 것을 추출수소, 여러 공정 과정 중에 부산물로 생성된 것을 부생수소라 한다. 또한 이산화탄소의 발생 여부와 관리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현재 상업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메탄가스와 수증기를 700~1,000℃ 고온으로 가열하여 메탄가스를 일산화탄소와 수소로 분리한 후 수소를 회수하는 수증기 메탄 추출법이 있다. 이 방법은 효율적이고 안정적이지만, 이산화탄소도 같이 발생해 그레이수소라 부른다. 블루수소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압축·수송해 지하에 저장하는 CCS(Carbon Capture & Storage) 기술을 적용해 생산하는 수소를 말하며, 그린수소는 수소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고 생산하는 수소를 뜻한다. 그린수소는 청정에너지를 이용하여 물(H₂O)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수전해 방법으로 생산할 수 있고 이를 인증하는 나라들도 있다. 다만 생산과정에서 전기를 사용하는 경우, 전기료가 경제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석탄, 천연가스, 원자력으로 전기 생산량의 90% 이상을 얻고 있어 그린수소의 대량생산은 아직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상업적으로 분리된 수소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저장과 수송이 중요하다. 하지만 수소나 천연가스 같은 기체는 특성상 부피가 커져 저장용기의 측면에서 효율성도 떨어지며, 수송할 때 파이프라인을 이용하거나 액화시켜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수소 자체를 액화시키기 위해서는 영하 240℃ 이하의 초저온 냉각장비가 필요하고 관리도 어렵기 때문에 수소 혼합물을 액화시키는 대안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농업용 비료의 주원료이기도 하고 특유의 냄새 때문에 우리에게 익숙하기도 한 암모니아(NH₃)이다. 암모니아는 질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화합물로, 우리가 접하는 일반적인 온도와 압력에서는 기체 상태이지만 상온에서 6기압의 압력으로 저장하면 액화 가능하다. 게다가 동일 부피당 수소를 액화하는 것보다 1.7배 더 많은 양을 포함하며, 수소를 분리하기 위한 전압이 낮고 반응속도가 빠르다. 또 암모니아는 탄소를 포함하지 않아 수소를 분리해도 온실가스가 배출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아직 대량생산을 위한 기술적 어려움이 있지만, 수소의 저장과 수송(이를 수소 캐리어라 함)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과거에는 효율과 경제성이 에너지원 선택의 기준이었다면, 지금은 국제적으로 기후변화와 친환경이 강요되는 시기이다. 환경친화적 에너지원의 대안 중 하나로 수소와 수소경제가 차세대 먹거리로 인식되지만, 아직은 초보단계이다. 우리나라 역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제시(2019년), 수소 공급량과 충전소를 늘리고 2040년까지 수소 1kg당 가격을 3,000원 이하로 유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수소법(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 관리에 관한 법률, 2020년)을 제정하여 기술 개발·표준화·상업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수소와 수소경제가 지속 가능한 미래와 국가의 경쟁력 유지를 위한 중요 대안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하는 숙제 역시 많은 것이 사실이다. 먼저 수소는 2차 에너지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열을 내거나 전기를 직접 얻는 1차 에너지를 사용의 편의나 저장을 위해 변환한 것이 2차 에너지로 전기, 건전지, 수소가 대표적 예이다. 따라서 1차 에너지 없이는 2차 에너지도 존재할 수 없으므로 이들은 유기적으로 연계되고 보완되어야 한다.
둘째로 수소를 대량으로 분리·저장·수송할 수 있는 기술과 인프라를 갖고 있어야 한다. 수소 화합물을 적은 에너지를 이용해 친환경적으로 분리하고 저장하는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다른 친환경 에너지원 대비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결과적으로 이름만 수소경제이고 석유를 중동에서 수입하듯 수소를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현재 수소경제를 위한 각 분야 핵심기술의 연구와 실용화 시도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과 기업의 투자로 오는 2040년에는 국가가 제시한 로드맵의 상당 부분이 달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최종근 교수(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