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살이 가득했던 울산의 한 도자기 공방. 평일 오후 이곳에서 공사 주수현 대리의 그릇 만들기 체험이 진행됐다.
그녀가 오늘 만들 그릇은 핑크 마블 무늬와 파란색 도트 무늬가 인상적인 플레이트와 소스 볼이다.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던 것도 잠시, 본격적인 체험이 시작되자 도예가 못지않은 진지한 표정과 자세로 임하는 주 대리.
그릇에 자신의 좌우명까지 직접 새기며 오랜만의 힐링 타임을 가졌다.
어렸을 때부터 점토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했다는 주수현 대리는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이벤트 체험 공고를 보자마자 망설일 것도 없이 이번 체험을 신청했다. 체험 안내를 받고는 며칠 전부터 어릴 적 추억이 떠올라 설??다는 그녀. 본격적인 체험이 시작되자 주 대리는 강사의 설명 하나하나까지도 놓치지 않기 위해 귀를 기울였다. 그런 그녀의 표정이 진지하면서도 그 사이로 기대에 찬 어린아이 같은 표정이 묻어 나왔다.
“오늘 어떤 그릇을 만들지 몇 날 며칠을 고민한 것 같아요. 스튜디오 블로그에 들어가서 다른 사람들이 만든 작품은 어떤지, 모양은 뭐가 좋을지, 어떤 컬러로 하는 게 좋을지…. 마음에 드는 것이 너무 많아서 그 조차도 행복한 고민이 되더라고요.”
수많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그녀가 고른 것은 봄빛을 담은 핑크 마블 플레이트와 청량한 도트 무늬가 포인트인 소스 볼이다.

무엇을 만들지 고민을 끝냈다면 본격적으로 그릇을 만들 차례다.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은 덩어리로 뭉쳐있는 점토를 두드려 얇게 피는 ‘흙 점토 두드리기’이다. 이때 무조건 얇게 피는 것이 아니라 균일한 두께로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크고 동그랗게 핀 반죽은 물을 묻힌 스펀지로 표면을 다듬은 다음, 만들고자 하는 그릇의 모양에 맞게 재단한다.
“칼로 점토를 재단하는 작업이 쉽지 않네요. 얇은 종이가 아니다 보니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들어가서 손이 막 떨려요.” 과감함이 필요한 재단 작업에서 잠시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내 그녀만의 속도로 차분하게 작업을 이어나갔다. 재단한 반죽은 겉면에 다시 물을 묻혀 고르게 다듬은 후, 미리 준비한 문구를 그릇에 새겨 넣었다.

주 대리가 소스 볼에 적은 문구는 ‘The way you are’. 가수 빌리 조엘의 유명한 곡 제목인 ‘Just the way you are’에서 따온 것. 어렸을 적 사촌언니와 자주 들었던 곡의 제목을 꼭 새기고 싶었다고. 그리고 핑크 마블이 포인트인 플레이트에는 ‘Think hard feel deeply choose wisely’라고 한 땀 한 땀 새겨 넣었다. 이 문구는 주 대리만의 주문 같은 것으로, 그녀가 평소 고민이 있을 때마다 이 문구를 떠올리며 어떻게 하면 옳은 선택을 할 수 있을지, 또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한다고 한다.
정성스레 문구를 새겨 넣은 뒤 다시 한번 플레이트와 소스 볼 안쪽을 매끄럽게 다듬는 마무리 작업을 진행했다. 오늘 만든 그릇이 완성품이 되기까진 앞으로 4~5주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 동안 그릇에 유약을 바르고 굽는 과정을 반복하면 마침내 세상에 하나뿐인 주 대리만의 그릇이 완성된다.

“생각했던 것보다 체험 시간이 빨리 가 아쉬운 마음도 들지만 너무 재미있는 시간이었어요. 다음에는 개인적으로 와서 예쁜 화분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릇들을 모두 만들고도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는 주 대리는 조만간 어머님이 좋아하는 화분을 만들기 위해 다시 방문하겠다고 전했다. 그릇을 만드는 매 순간 차분하고 신중하게 도예가 못지않은 모습을 보여준 그녀, 이번 체험을 통해 ‘도자기 공예’가 그녀의 새로운 부캐로 자리 잡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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