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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안보 위해
해외 자원 개발에 다시 나서야 할 때

전 세계적인 에너지 공급망 위기로 인해 어느 때보다도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해외 주요국들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안에 따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에너지 정책을 다시 수립하고 있다.
자원 빈국인 우리로서는 이러한 글로벌 환경 변화에 더욱 발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

정부 ‘튼튼한 자원 안보’ 핵심 정책

우리는 그동안 석유·가스 등 전통에너지 자원의 비축량 확대와 수입선 다변화로 국내 에너지 시장 안정화를 추진해왔다. 석유 비축시설을 총 1억 4,600만 배럴 규모로 늘렸고 천연가스 비축량도 7일에서 9일분으로 확대하는 한편 원유의 중동지역 의존도 역시 2017년 81.7%에서 2021년 59.8% 낮추는 등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에너지를 전적으로 수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안보 체계를 확실하게 구축하지 못해 국제 연료 가격 상승 등 대외 충격에 여전히 취약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는 새로운 자원 정책을 제시했다. ‘튼튼한 자원·에너지 안보’를 확립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새로운 자원 안보 체계를 구축하고 전주기적인 에너지 공급망을 강화하는 동시에 민간 중심의 해외자원개발 산업 생태계를 회복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특히 ‘국가자원안보에 관한 특별법(이하 자원안보특별법)’ 제정을 통해 선제적이고 종합적인 자원안보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국가 자원 안보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새로운 자원 안보 개념을 세우는 한편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선제적 위기 식별을 위한 자원 안보 진단·평가, 에너지 공급망 점검·분석 등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현재 에너지원별 대응체계에서 벗어나 종합적인 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비축-도입-재자원화 등을 연계한 전주기적 에너지 공급망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자원 수급·가격의 안전망 강화를 위한 전략비축을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 비축유를 현재 9,650만 배럴에서 2025년 1억 배럴 이상으로 확대하고 LNG 저장시설 용량도 현재 1,369만㎘에서 2034년 1,840만㎘로 확충한다. 핵심 광물의 경우 신규 비축기지 확보하고 중국 의존도가 높은 희토류나 리튬 등은 비축 품목과 물량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국제협력과 정부 지원 등을 통해 특정국 의존도 완화할 방침이다. 석유·가스의 중동 의존도를 완화하고 민간 LNG 직수입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핵심 광물의 경우 전기차, 이차전지 등 국내 주력산업과 연계해 호주와 인도네시아 등 주요 생산국과 자원협력위원회 등 공급망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또 정부는 민간 중심으로 해외자원개발 산업 생태계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하며, 민간 투자를 위해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30%인 자원 개발 융자 지원 비율과 70%인 실패 시 감면 비율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해 민간 투자 리스크를 완화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공기업의 자원 확보 기능을 재정립하고 경영 정상화도 추진한다. 민간 참여가 어려운 국내 대륙붕 개발·탐사에 대해 공기업의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는데, 국내 유전개발 기술 활용과 CCUS(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실증을 통해 국내 대륙붕에 CO₂ 저장소를 확보하는 것이 대표적 예가 될 수 있다. 여기에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한 기술·인력·정보 인프라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영 정상화와 관련해서는 필요한 최소한의 정부 지원을 통해 공기업의 경영 상태를 개선하고 기능을 정상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민간 리스크 완화를 위해 공기업-민간-정부의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자원 개발 생태계 반드시 복원해야

정부의 이런 방침에도 불구하고 자원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해외 자원 개발에 다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해외자원개발 사업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석유·가스, 우라늄 및 니켈 등의 자원 개발률 또한 하락 추세에 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요의 대부분을 수입하기 때문에 자원의 안정적 수급은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하며 자원 안보 측면에서도 해외자원개발 정책이 가지는 중요성은 매우 크다. 해외 자원 개발은 자원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자원 공급 다변화에 기여하기도 하지만 자원 공급 위기 상황을 완화하는 역할도 한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공기업의 과거 투자 실패로 인한 재무 상황 악화 및 수익성 저하와 최근 해외 자원 개발에 대한 정부 예산 축소 등으로 해외 자원 개발 투자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이다. 투자 부진으로 인해 자원 개발률은 급격히 저하되고 있고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붕괴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국가 전략 자원의 안정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 국내외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면 ‘과연 해외 자원 개발을 이렇게 놔둬도 될까?’ 하는 우려가 있다. 국내 민간기업은 사업 기회를 상실했을 뿐 아니라 자원 개발 인식 악화로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조세제도 등 정부 금융 지원 축소에 따라 기존 사업을 중단하고 신규 투자 철회는 물론 자원 개발 부서마저 없애고 있다.

해외 자원 개발 다시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 커져

글로벌 자원 개발 환경 변화는 더 이상 우리가 해외 자원 개발에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강대국들의 자원 무기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미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 제재를 강화하자 중국 정부는 바로 희토류 수출을 제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연이은 글로벌 악재로 공급망 위기가 커지고 있다. 공급망 위기로 세계 각국은 에너지 자립 기조로 전환하고 있고 팬데믹으로 촉발된 탈세계화를 가속하면서 자원을 둘러싼 신냉전주의로 확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자원 의존도가 96%이고 연간 에너지 수입 비용이 국내 총생산의 7%를 차지하는 우리 입장에서 자원 개발 생태계가 붕괴된 현 상태를 이대로 놔둘 수는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민간기업의 자원 개발 활성화를 위해 정부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자원 공기업의 자원 개발 신규 투자를 허용해야 한다. 민간기업의 자원 개발 활성화를 위해 정부 융자 예산을 확대하고 융자 및 감면 비율을 개선하는 등 제도를 정비하는 동시에 전략 광종 및 핵심 광물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생산·개발 광구의 지분 매입 투자에 대해 과감한 세액 공제 도입이 필요하다. 특히 자원 공기업의 신규 투자를 허용함으로써 민간의 참여를 유도해 자원 개발 생태계를 복원해야 한다.
국가 자원 안보 기반 강화를 위한 해외 자원 개발은 공적 영역에서, 수익성 기반의 해외 자원 개발은 민간 영역에서 담당하게 하는 등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해외 자원 개발은 자원 안보의 중요한 수단인 만큼 공공부문은 수익성보다는 자원 안보라는 전략성에 기초해 투자하고, 민간부문은 수익성에 기초해 투자하되 민간의 해외 자원 개발 사업 중 자원 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변국영(에너지데일리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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