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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선물하는 일상의 쉼표

드론으로 떠나는 곡성 여행

불어오는 바람에 눅눅함이 아닌 상쾌함이 느껴진다면, 가을이 왔다는 신호다.
청량한 하늘에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하얀 구름과 한 번도 같은 색을 보여준 적 없는 노을에 괜히 마음이 설렌다.
넋 놓고 있다간 짧은 가을이 스쳐 지나갈지도 모른다.
숲을 보며 물을 보며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곡성으로 떠나보자.

과거와 현재를 잇는
섬진강 기차마을

곡성을 찾는 이들의 대부분이 빼놓지 않고 찾는 곳 중 하나는 섬진강 기차마을이다. 순식간에 지나가는 KTX나 지하철이 익숙한 요즘 시대에 마치 동화 속에서나 존재할 것만 같은 증기기관차를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직접 타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의 증기기관차가 유명해진 것은 지난 1998년 전라선 복선화 공사 이후 불필요해진 구 전라선 17.9km의 구간을 그대로 보전하기로 하고 실제로 운행하던 증기기관차를 이곳에서 운행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증기기관차는 옛 곡성역인 섬진강 기차마을부터 가정역까지 10km를 왕복 운행한다. ‘뿌-우’ 경적을 울리며 출발하는 기차는 마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듯하다.

증기기관차를 테마로 한 마을이지만 다른 즐길 거리도 많다. 먼저 구 곡성역은 곡성역이 신역사로 옮긴 뒤 전라선 중심 역사의 기능은 잃었지만, 공원으로 활용되어 시민들에게 품을 내어주고 있으며, 옛 역사가 주는 클래식한 아름다움으로 영화 촬영 현장이나 사진가들 사이에서 출사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레일바이크나 미니기차는 마을 외곽을 돌며 섬진강 기차마을을 두루두루 볼 수 있는 동시에 섬진강 가까이 달리며 증기기관차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어른들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도 가득하다. 생태학습관은 섬진강의 자연 생태계와 실제 서식하고 있는 곤충을 살펴볼 수 있으며, 치치뿌뿌놀이터는 기차의 역사와 기차마을의 문화를 알리는 동시에 기관실, 작업실은 아이들의 놀이터로 인기 만점이다. 섬진강의 도깨비 설화를 바탕으로 꾸민 요술랜드 체험관은 신기한 트릭아트 포토존과 함께 도깨비와 관련한 전시를 체험해 볼 수 있으며, 관람차, 회전목마, 바이킹 등 인기 있는 놀이기구로 알차게 꾸며진 드림랜드도 있다.

섬진강이 남긴 흔적
침실 습지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은 곳곳에 습지로 흔적을 남긴다. 곡성을 흐르는 섬진강 어귀에는 크고 작은 습지가 있는데, 그 중 곡성천, 금천천, 고달천과 만나면서 이룬 거대한 습지가 침실습지다. 습지는 약 200만㎡ 규모로, 축구장 280여 개를 합친 크기에 달한다. 사람이 쉽게 흔적을 남길 수 없는 곳, 그렇기에 자연 그 자체인 이곳엔 멸종 위기 야생 생물 1급인 수달을 비롯해 삵, 남생이 등 650종이 넘는 생물이 살아간다. 사람이 가꾼 정갈한 공원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아무 곳으로나 쉽게 발을 들일 수 없고 정해진 탐방로도 없지만, 놓여진 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군락을 이른 버드나무 사이로 지나가는 바람이, 어딘가에 앉아 지저귀는 새들이 걷는 이들의 벗이 되어준다.

습지를 걷다 보면 섬진강 위를 건널 수 있는 빨간 퐁퐁다리를 만나게 된다. 섬진강이 불어 다리가 물에 잠길 경우 유실을 방지하고자 수압을 낮추려고 다리에 구멍을 뚫은 것인데 퐁퐁 뚫려 있는 모양새가, 그리고 다리에 가깝게 물이 찰랑거릴 때면 구멍 위로 물이 퐁퐁 소리를 내며 올라오는 것을 보고 퐁퐁다리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다리 중간에 가만히 앉아 흐르는 강물을 보며 물멍을 하고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섬진강 품속에 안긴 느낌이다.

대황강이 만들어낸
반구정 습지와 석곡대황강자연휴식공원

‘반구정’이라는 정자의 이름을 딴 반구정 습지는 대황강 만곡부에 형성된 습지다. 제방이 들어서고 주암댐으로 물길이 막히면서 이전보다 그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지만, 강 건너편으로 새롭게 습지가 형성되면서 여전히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 가고 있다. 습지는 대황강을 중심으로 동편과 서편으로 나뉜다. 서편으로는 석곡대황강자연휴식공원에서 강둑을 따라 걸을 수도 있고 생태 데크를 걸으며 동식물을 가깝게 만나볼 수 있다. 특히 가을이면 제방과 둔치에 코스모스가 대규모로 피어나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이들은 동편을 선택하면 좋다. 마을에서 주암댐 방향으로 자전거 길이 있어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도인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는
도림사

동악산은 곡성을 대표하는 산으로, 두 개의 산 덩어리가 남북으로 놓였다. 동악산 줄기인 성출봉 중턱에 자리한 도림사는 신라 무열왕 7년(660년)에 원효대사가 화엄사에서 이주하여 세운 것이라 전해진다. 절 입구에는 허백련 화백이 쓴 ‘도림사’라는 현판이 걸려있으며, 도림사를 찾는 이들이 이곳에서 인증샷을 남기곤 한다. 1984년 지방문화재자료 22호로 지정되었으며, 사찰에는 색의 조화가 유려한 괘불이 소장되어 있다.
도림사 근처에는 연중 맑은 물줄기가 그치지 않는 도림사 계곡이 있다. 예부터 풍류객들의 발길이 잦았다는데, 넓은 반석에 앉아 주변을 살펴보면 왜 이곳을 찾았을지 짐작이 된다. 운치를 더하는 노송을 바라보며 절경을 그대로 담은 계곡에 발을 담그면 그들이 즐겼던 풍류가 이런 것인가 싶다. 숲속에 스며드는 가을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주저 없이 도림사로 향해보자.

편집실         사진, 영상신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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