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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와 국내유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생활하다 보면 국내외 정치 상황은 물론 주식 시장의 주가 변동, 환율, 유가와 같은 경제 관련 뉴스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러한 관심은 개인적인 성향이나 혹은 부를 창출하기 위해서도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국제유가는 우리나라 경제와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가 변동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자.

다양한 이름을 갖는 석유

석유는 자연발생적으로 존재하는 탄화수소의 혼합물로 정의되며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탄소(C)와 수소(H)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분자들의 특징에 따라 파라핀, 나프탄, 방향족, 아스팔트 계통으로 분류된다. 또한 존재 형태에 따라 액체인 원유, 기체인 천연가스, 반고체인 역청이 있고 각 지역을 대표하여 서부텍사스유(WTI), 브렌트유, 두바이유가 있다. 비중에 따라 경질유와 중질유로 언급되며 황 함량에 따라 저유황유와 고유황유로도 불린다.
석유를 수송용 연료와 산업의 원료로 사용하기 위해 섞여 있는 분자들을 분리하는 정제로 얻는 휘발유, 경유, 나프타 등을 석유제품이라 한다. 이미 언급한 다양한 이름의 석유는 그 특성에 따라 정제비용과 각 석유제품 생산 비율이 달라 현물가격이 다르다. 이와 같은 다른 현물가격은 자연스럽게 석유제품의 최종 소비자 가격과 연동된다.

국제유가 변동은 왜 생길까?

배럴 당 10달러 이하였던 유가가 1차, 2차 오일 위기를 거치며 현물가격이 40달러 이상으로 증가해 세계경제에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또한 2000년대 후반 중국과 인도의 급격한 원유 소비량 증가로 배럴당 147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배럴 당 105달러 내외에서 등락하고 있다.
석유도 거래되는 상품의 일종이므로 국제유가는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인다. 수요가 증가하거나 공급이 감소하면 가격이 오르고 그 반대이면 가격이 하락한다. 일반적인 공산품은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변화의 연동성, 즉 탄력성이 높다. 구체적으로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가 줄고 그 결과 가격은 조정되고 안정화된다. 하지만, 석유는 가격이 오르더라도 수요가 별로 줄어들지 않고 우리의 산업과 일상생활과 너무 깊이 연관되어 있어 현실적으로 줄일 수도 없는 한계가 있다.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산유국의 규정과 생산시설 용량 그리고 과도한 생산으로 인한 저류층의 압력 고갈로 공급을 쉽게 늘릴 수 없고 새로운 유전을 탐사하여 첫 생산을 하는 데에는 보통 8~10년이 소요된다.
결과적으로 국제유가는 수요와 공급 그리고 향후 공급의 불확실성에 큰 영향을 받는다. 석유는 가격에 상관없이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계속 확보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미래에 내가 필요할 양을 구매하여 수입할 때 어려움이 생길 수 있는 요인이 발생하면 유가는 민감하게 상승한다. 산유국의 감산, 자연재해로 인한 생산시설 손상, 국제분쟁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공급망 병목, 더위나 추위 같은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수요 증가, 미국 원유 생산량과 밀접하게 연관된 비축유 재고 감소, 세계 경제 회복의 긍정적 신호 등이 국제유가를 상승시키는 대표적 요인이다. 이와 같은 요인이 해소되면 유가는 하향 안정화된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 책정 요소

휘발유와 경유로 대표되는 석유제품의 가격은 공장도가, 세금, 유통마진으로 구성된다. 공급 원가를 의미하는 공장도가는 원유를 국내로 도입하여 석유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제반 비용으로 원유 자체의 구매 비용, 배에 싣기 위한 선적 비용, 운반비, 보험비, 관세비, 거래를 위한 금융 비용, 정제비, 그리고 정유사의 허용 이윤을 포함한다. 이들 원가에 여러 세금과 유통 마진이 더해지면 우리가 주유소에서 보는 휘발유와 경유의 소비자 가격이 된다.
과거부터 자동차는 사치품으로 분류되어 휘발유와 경유에는 많은 세금이 부과된다. 세금이 면제되는 면세유가 아닌 경우 특별소비세인 교통세(교통·에너지·환경세)가 가장 크며 교육세와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지방세가 있으며 이들은 리터당 일정액이 부과된다. 당연히 판매되는 제품에 부가가치세도 추가된다. 휘발유의 경우 세금 비중이 과거에 약 68% 정도였지만, 현재는 50% 수준이다.

국제유가 등락에 따른
국내 유류 소매가 변화

국제유가의 변동은 대부분 뉴스로 접하지만, 이로 인한 유류 소매가의 변화는 피부로 느끼는 물가이다. 국제유가의 꾸준한 상승으로 국내 유류의 소매가도 상승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 생활 안정을 위해 교통세에 대하여 최대 30%까지 세율을 조정할 수 있는 탄력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 계속된 고유가로 교통세를 부분적으로 인하하긴 했지만, 5월 중순의 국내 보통 휘발유와 차량용 경유는 리터당 2,000원 내외의 높은 가격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구매비를 포함하여 연관된 비용이 증가하므로 국내 유류 소매가는 빠르게 상승한다. 사용하는 석유 대부분을 수입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환율이 상승하면 그 영향이 더 커진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 이미 상승해 있는 유류 소매가는 매우 천천히 하락하며 시간에 따른 가격의 상승과 하락이 비대칭적인 현상을 보인다. 이와 같은 모습에 대한 국내 정유사의 주장은 과거에 비싼 값에 수입해 왔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하락했다고 해서 가격을 빠르게 내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은 빠르게 상승하지만, 국제유가가 하락했다고 해서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이 오른 것만큼 빠르게 내려가지 않는 것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전략으로 봐야 할 것이다.

최종근(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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