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Event

알고 마시면 더 즐거운
와인을 탐구하는 시간

국내사업처 국내탐사운영팀 정은실 과장

햇살과 바람, 땅이 힘을 합쳐 맛있는 영글은 포도에 인내의 시간을 더하면
비로소 저마다 고유의 향과 맛, 그리고 색을 지닌 와인이 완성된다.
세상에 존재하는 셀 수 없는 와인은 분위기에 따라 함께 곁들이는 음식에 따라서도 다양한 매력을 뽐낸다.
그러니 와인을 단순히 술이라 정의할 수 없는 이유다.
알면 알수록 마시는 즐거움이 더해지는 와인. 날 좋은 금요일 오후, 정은실 과장과 함께 와인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맥주 덕후에서 와린이가 되다

“안녕하세요? 여기 맞죠, 먼저 구경 좀 해도 되나요?”
약속된 클래스 시간보다 조금 이르게 도착한 정은실 과장의 눈이 호기심으로 가득한 어린아이의 눈망울처럼 초롱초롱하게 빛난다. 매장 가득 채워진 와인이며, 와인 잔, 소품을 찬찬히 둘러보는 그가 연신 감탄을 자아낸다.
“와인 클래스 체험에 제가 당첨되었다고 해서 정말 기뻤어요. 체험 신청 공지가 떴을 때 정말 고민도 없이 신청했거든요. 오늘이 너무 기다려져서 퇴근 후 집에 가서 단정히 옷도 갈아입고 서둘러 왔어요.”
맥주 덕후였던 정은실 과장이 와인에 대해 관심을 갖고 나름의 공부를 한 지는 일 년이나 되었지만, 정작 본인을 ‘와린이’라 표현한다. 한 분야에 파고든 지 일 년이지만, 세상에 수 천 수만 가지로 존재하는 와인을 알기엔 그 시간이 턱없이 짧기 때문이다.
오늘의 클래스를 진행할 소믈리에가 오늘 시음할 와인을 소개하며 본격 클래스의 시작을 알렸다.
“피노 누아(Pinot noir)와 시라즈(Shiraz) 품종의 레드 와인 2종과 쇼비뇽 블랑(Sauvignon Blanc)과 샤르도네(Chardonnay) 품종의 화이트 와인 2종, 디저트 와인으로 애용되는 모스카토(Moscato)를 준비했습니다. 와인 공부라 생각하지 마시고 음미하며 나의 취향을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생각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눈으로, 향으로, 맛으로 즐기는 와인

준비한 와인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마치자 첫 번째 와인인 쇼비뇽 블랑 품종의 뉴질랜드 화이트 와인 실레니 셀라 셀렉션(SILENI Cellar Selection)이 잔에 따라졌다. 와인을 마실 때 바닥에 잔을 붙여 몇 번 빙글빙글 돌리는 것도, 마시기 전 향을 음미해 보는 것 정도의 에티켓은 눈치껏 습득했지만, 정작 왜 그래야 하는지는 모른 이들이 대부분이다. 소믈리에는 와인 초보자 레벨에 맞게 귀에 쏙쏙 들어오는 설명을 덧붙였다.
“와인이 어렵다 생각할 수 있지만 몇 가지만 기억하면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어요. 와인을 따른 후 잔을 빙글빙글 돌리는 것을 스월링(Swirling)이라고 해요. 와인에 공기를 섞어 고유의 향을 풍부하게 하기 위함이죠. 고유의 향으로 어떤 와인일지 유추해 보고, 그다음 입안에 넣고 맛으로 한 번 더 즐겨보는 겁니다.”
설명을 들은 대로 잔을 찬찬히 스월링 한 후 와인의 향을 맡아본 그가 “레몬처럼 상큼한 것 같아요”라고 하더니 맛을 본 후에는 “레몬보단 레몬 캔디 같은 달콤함이 있고, 풀 내음이 강했는데 과실의 맛이 더 느껴지는 것 같고요”라고 와인의 맛을 표현했다.
다음 맛볼 와인은 개인적으로 너무 궁금했다던 샤르도네 품종으로 만든 샤블리 와인이다.
“와인을 좋아하는 동료들이 제게 샤블리 와인을 꼭 먹어보라고 추천하더라고요. 오늘 와인 리스트 중 도멘 쟝 클로드 쿠르토 샤블리(DOMAINE JEAN CLAUDE COURTAULT, CHABLIS 2019) 와인이 가장 기대돼요”라며 앞서 배운 대로 와인을 서브 받은 후 맛을 본 그가 깜짝 놀란 표정이다.
본래 쇼비뇽 블랑 품종을 선호하는 편이었던 그의 취향을 샤블리 와인이 완벽하게 사로잡았기 때문. 오크 향이 강하지 않으면서 적당한 시트러스의 산미와 풍성한 향이 그의 입안을 기분 좋게 가득 채웠다.

경험할수록 새로운 와인의 세계

영롱하게 빛나는 화이트 와인을 맛봤다면 이번엔 고혹스러운 레드 와인인 도멘 샹송 브루고뉴 피노 누아(Domaine Chanson Le Bourfgogne Pinot noir 2018)와 그랜트 버지 피프스 제너레이션(Grant Burge Fifth Generation BAROSSA Shiraz 2018)을 시음해 보기로 했다.
평소 와인의 향과 맛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다는 정 과장의 말에 소믈리에는 몇 가지 중요한 포인트를 귀띔했다.
“와인은 먼저 색으로 유추할 수 있어요. 와인 색이 진하면 진할수록 숙성이 더 오래됐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다음 레드 와인의 경우 과실의 느낌을 찾는 거죠. 예를 들어 레드 체리일까, 블랙 체리일까처럼 과일의 색으로 유추하는 방법이 있고요. 탄닌의 향은 백후추 느낌일까, 흑후추 느낌일까 처럼 색과 향, 맛의 느낌을 섬세히 짚어나가다 보면 와인의 맛을 찾아가는 데 도움이 돼요.”
먼저 따른 와인을 향으로 맛으로 천천히 음미하던 정 과장은 “피노 누아 와인은 향으로 맡았을 땐 검은 계열의 과일일 줄 알았는데, 맛을 보니 레드 계열인 것 같아요. 그리고 목 넘김 끝에 민트 같은 허브향이 느껴지고요.”라고 이야기한다. 이어 평소 선호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던 두 번째 쉬라즈 와인을 맛보더니 오늘 신세계를 맛보았던 샤블리와 버금가는 반전의 맛이라며 웃어 보인다.

“이 와인에 샤퀴트리(HARCUTERIE) 중 ‘파테 드 캉파뉴(pate de campagne)’를 함께 먹으니 입안에서 풍미가 폭발한 느낌이었어요. 와인의 스파이시한 맛이 빠테 드 캉파뉴의 육향을 풍부하게 살려주고 목 넘김 후에는 기름진 맛은 사라지고 고소한 맛만 남았어요. 오늘 발견한 최고의 조합이 아닐까 싶어요!”
와인도 와인이지만 함께 곁들이는 음식에 따라 풍미가 배가 되기도 하고 도무지 무슨 맛인지 모르겠는 알다가도 모를 와인의 세계를 몸소 느끼며, 다양하게 접하고 각자 좋아하는 취향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인다.
“디저트 와인까지 오늘 다섯 가지 와인을 다양한 방법으로 맛보고 나니 완벽히는 아니지만 제 와인의 취향을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아요. 어느 하나 툭 튀는 것보단 향도, 맛도, 탄닌도 적당하게 어우러진 밸런스가 좋은 와인을 선호하는 것 같아요. 오늘 수업을 통해 와인에 대해 저만의 기준점을 찾은 것 같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경험하면 할수록, 알면 알수록 점점 더 새로운 세계가 펼쳐져 와인의 매력에 한 번 빠지면 도무지 헤어 나올 수 없다는 소믈리에의 말이 딱 들어맞는 순간이다.

왕보영      사진Studio Kenn      장소협조라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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