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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수록 다채롭고
알수록 신비롭다

드론으로 떠나는 서산 여행

석유공사 지사가 있는 서산은 보면 볼수록, 알면 알수록 더 머물고 싶은 곳이다.
섬과 육지를 옮겨 다니는 신비로운 섬이, 바다 위에서 숨바꼭질하는 다리가,
유구한 역사를 품은 장소와 시끄러운 일상을 잠재우는 숲까지….
요란한 풍경으로 빼앗긴 시선은 금방 싫증나지만 잔잔한 풍경은 오랜 여운을 남긴다.
서산에서 마주한 모든 풍경은 오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오래도록 붙잡는다.

넓고 긴 돌담 안에 간직한 역사
해미읍성

왜구로부터 백성을 보호하기 위해 1417년(조선 태종 18년)부터 1491(성종 22년)까지 축성된 서산 해미읍성은 보존이 잘 된 우리나라 3대 읍성 중 하나다. 조선 초기 충정병마절도사가 근무했던 충정병마도절제사영으로 1579년에는 누구나 잘 아는 충무공 이순신이 병사 영의 군관으로 부임해 10개월간 근무한 곳이기도 하다.
해미읍성의 또 다른 이름은 탱자성이다. 적군의 접근을 어렵게 하기 위해 가시가 많은 탱자나무를 성 주벽에 둘러 심은 것에서 유래했다. 우리를 위협하는 적군이 없는 지금의 탱자나무는 사람들에게 무성한 초록 잎을 내어주며 싱그러움을 전한다.
성벽은 아랫부분엔 큰 돌을, 윗부분에는 작은 돌을 쌓고 그 사이사이를 흙으로 단단하게 매웠는데, 견고한 성벽 주위를 돌다보면 청주, 공주 등 각각의 지명이 새겨진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과거 해미읍성 축성 당시 고을별로 정해진 구간을 표시해 놓은 것으로, 각자 맞은 구간의 성벽을 쌓은 것은 물론, 추후 발생할 지도 모를 유지보수까지 도맡게 함으로써 책임감을 부여해 부실공사를 막았다고 한다.
전쟁이 한창이던 때 무기를 제조하기 위해 심은 대나무와 소나무는 세월이 흘러 하늘을 가릴 정도의 무성한 숲이 되었고 지금은 뜨거운 볕을 가려주는 시원한 산책로가 되어 준다.

백제의 미소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마애여래삼존상 중 가장 뛰어난 백제 후기의 작품으로, 얼굴 가득 아름다운 미소를 보여준다. 오랜 세월 수풀에 가려졌다가 1958년 발견되었고, 1962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마애여래삼존상은 시간에 따라 변하는 빛의 각도에 따라 미소가 오묘하게 변한다. 사람들은 이른 아침 햇살에 보이는 미소가 가장 아름답다고 입을 모은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단단하고 차가운 바위에서 어쩜 그렇게 온화하고 따뜻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지 그저 놀라울 뿐이다.

천년의 역사를 품은
보원사지

보원사의 창건 연대는 언제인지 모르나, 절터 곳곳에선 통일신라에서부터 고려시대에 이르기까지 천년의 세월을 품고 있던 불교 유물이 발견되었다. 절터 안쪽에 있는 법인국사도비에는 승려 천여 명이 머물렀다는 기록으로 보아 굉장히 큰 절이었음을 짐작만 할 뿐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절터에 남은 당간지주가 4m 높이로 세워져있고 오층석탑, 석조 법인국사 보승탑과 보승비 모두 보물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한눈에 아우르지 못하는 절터만큼이나 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오감이 즐거운
삼길포항

서산시와 당진군 경계에 있는 삼길포항에는 동양 최대 대호방조제가 있다. 방조제 길이가 무려 7.8km에 달해 해변 드라이브를 즐기러 오는 이들과 펄떡이는 횟감을 바로 잡아먹을 수 있는 미식의 즐거움을 느끼려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특히 긴 방파제 서쪽에는 살감성동과 망둥어를, 동쪽에는 우럭의 손맛을 느낄 수 있어 바다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낚시 포인트다. 최근엔 해넘이를 볼 수 있는 서해만의 매력으로 차박을 하는 이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바다 위를 걷는 신비로움
웅도

하늘에서 보면 곰이 웅크린 모양을 하고 있다 해서 이름 지어진 곰을 닮은 섬, 웅도. 사람들이 곰을 닮은 웅도는 몰라도 하루에 두 번 열리는 신비한 바닷길에 대해선 안다.
최근 SNS에서 안개 낀 바닷길을 건너는 웅장하고도 신비로운 모습으로 더 인기를 끌고 있다. 바닷길이 잠기면 건널 수 없는 여느 섬과는 달리 웅도는 수심이 얕은 편이라 예부터 징검다리를 놓아 오갈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다리를 만들어 바닷물이 차고 빠질 때마다 다리가 물에 잠겼다 떠오르길 반복한다. 어촌체험마을인 웅도는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즐거워할 다양한 체험도 가능하다.

마음을 여는 절
개심사

산길과 계곡, 나무가 주는 그늘 길을 따라가다 보면 서산의 4경인 개심사를 만날 수 있다. 일 년 내내 어느 계절에 와도 아름다운 경관으로 소문난 개심사는 그곳으로 향하는 길마저 여행이 된다. 마음을 여는 절이라는 뜻에 걸맞게 속세의 시름이 절로 잊히는 풍경이다.
백제 의자왕 14년인 654년에 창건한 것으로 알려진 이 사찰은 현재 대웅전의 기단만이 백제 때의 것이고, 건물은 조선 성종 6년인 1475년에 산불로 소실된 것을 성종 15년인 1484년에 다시 중건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사찰을 찾는 이들이라면 대부분 대웅전을 관심 있게 보곤 하지만, 개심사에 온 이들은 대웅전보다 조선 후기 자연주의 사상의 건축양식을 담은 심검당에 마음을 빼앗긴다. 반듯하고 각진 일반적인 기둥이 아닌 제멋대로 휘어진 나무의 굴곡과 두께를 그대로 살려 지은 건물엔 어떠한 꾸밈도 가식도 없이 오직 자연의 아름다움만을 품고 있다.

바닷길을 열고 닫는
간월암

간월암은 사진을 찍는 이들에겐 출사지로도 유명하다. 서산 간월도의 남쪽 끝에 달린 자근 섬에 있는 암자인 간월암은 조선 태조 이성계의 왕사 무학대사가 창건했고 그 이름은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데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지금의 간월암은 일제강점기 말 승려이자 독립운동가인 만공선사가 재건한 것이다.
간월도는 1980년대 천수만 간척 사업 때 육지와 연결되었지만, 간월도와 간월암은 여전히 물때에 따라 이어지고 또 분리되기를 반복한다. 바다와 어우러져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 같은 간월암 앞마당에는 250여 년이 된 사철나무가 청량함을 더한다. 하늘을 향해 구불구불 뻗어나가는 수피에는 세월의 흔적이 결마다 새겨졌다. 암자 끝 방파제로 향하면 간월항과 방파제 끝에 세워진 빨간 등대 뒤로 펼쳐지는 탁 트인 바다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그 풍경에 잠시 넋 놓고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만조 시간을 알리는 안내가 울려 퍼진다. 바닷물에 잠기기 전,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할 시간이다.

왕보영         사진, 영상신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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